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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보고 걸어야 할 때가 되었다

1492 2019/03/16 02:44

조금 바쁜 시절이라 등포 계속 눈팅만 하고 있었지만 인근 산에 오르는 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3주 연속 일요일마다 남편과 팔공산 등산에도 성공했지요. (흐뭇~)

 

오늘은 대망의 4주차, 5시 알람이 울리기에

'남편님~ 산에 가야지~~~'

'으음~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불 텐데(어제 대구에 엄청나게 바람이 불었었지요)'

'그래, 그렇겠지, 당신 쉬고 싶구나. 오늘은 쉴까'

말 끝나자마자 남편은 다시 꿈동산으로 떠나시고

이미 잠이 깨버린 저는 꼼지락거리다가 혼자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어 가방 울러메고 오랜만에 정든 앞산으로 길을 나섭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이 걷힌 모양이네요. 파아란 하늘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수줍은 달님이 넘 예뻐서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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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던 글귀인데 오늘따라 더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제 삶에도 앞산이 심장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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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띠가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딥니까. 팔공산 주능선과 저 멀리 가야산까지 잘 보이네요.

(야속한 남편님~ 오늘같은 날 동봉에 올랐어야 하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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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산에 올라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산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미치도록 좋아서이기도 하답니다.

어떤 예쁜 카페보다도 여기 이 자리에서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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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내려오면서 안지랑체육공원에 단 한 그루 있는 동백나무가 떠올라서 가봤더니 역시나 꽃이 활짝 폈네요.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앞산에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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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목련이 이제 마지막이겠지요. 이렇게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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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키 큰 꽃들은 지고 있지만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또다른 예쁜이들이 피어나고 있네요.

이제는 정말 산에서 아래를 보며 걸어야 할 때가 되었지요.

사실 제 인생도 요즘 이런 듯해요.

한참을 위만 올려다보며 살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조금씩 아래를 볼 줄도 알게 된 거 같아요.

아래에도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차례대로 괴불주머니, 현호색, 산딸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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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펼쳐질 등포 작가님들의 야생화 사진 많이 기대가 됩니다. 멋진 사진들 부탁드려요 ^^